"다음 세입자 구해지면 그때 돈 줄게, 먼저 이사 가 있어."
집주인의 이 말을 믿고 짐을 빼거나 주소를 옮기는 순간, 여러분의 보증금은 법적 보호망(대항력)에서 사라집니다. 나중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1순위로 배당받을 권리를 잃게 되는 것이죠.
돈을 못 받았는데 이사는 가야 한다면? 반드시 등기부등본에 "이 집에 내 보증금 묶여있음!"이라고 빨간 줄을 그어놓고 가야 합니다. 바로 '임차권등기명령'입니다. 법무사 비용 50만 원 아끼고, 집에서 4만 원으로 끝내는 셀프 신청 방법을 알려드립니다.
1. 임차권등기명령, 왜 해야 하나요?
우리가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는 이유는 '대항력'과 '우선변제권'을 얻기 위함입니다. 그런데 이사를 가서 주소를 빼는 순간 이 힘이 사라집니다.
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면, 이사를 가더라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대항력과 확정일자 순위가 그대로 유지됩니다. 즉, 몸은 떠나도 권리는 그 집에 계속 박혀있는 것이죠.
2. 신청 조건 (2가지 필수)
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. 아래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법원이 받아줍니다.
- ① 계약 기간 종료: 계약 만기일이 지났거나, 합의 해지된 상태여야 합니다.
- ② 보증금 미반환: 보증금 전액 또는 일부를 돌려받지 못했어야 합니다.
3. 준비물 (필수 서류)
스캔하거나 휴대폰으로 선명하게 찍어서 준비하세요.
📂 필수 서류 리스트
1. 임대차계약서 사본 (확정일자 찍힌 것)
2. 주민등록등본/초본 (변동 내역 포함)
3. 부동산 등기부등본 (인터넷 등기소 발급)
4. 계약 해지 증빙 자료: 내용증명, 문자메시지 캡처, 통화 녹음 녹취록 등
(※ "계약 연장 안 합니다"라고 통보했고, 집주인이 "알았다"고 답한 내용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.)
4. 셀프 신청 방법 (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)
법원에 직접 갈 필요 없이 '전자소송' 사이트에서 가능합니다.
Step 1. 사이트 접속 및 서류 작성
- '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' 홈페이지 접속 후 공인인증서 로그인
- 검색창에 '임차권등기명령' 검색 후 신청서 작성 클릭
- 당사자 입력: 신청인(나), 피신청인(집주인) 정보 입력
- 신청 취지 및 이유: 예시 문구가 있으니 그대로 따라 쓰면 됩니다. ("피신청인은 별지 목록 기재 건물에 관하여 임차권 등기 절차를 이행하라")
Step 2. 비용 납부
등록면허세, 지방교육세, 등기신청수수료, 송달료 등을 납부합니다. 다 합쳐서 대략 4만 원 ~ 5만 원 정도 나옵니다. (법무사 비용 30~50만 원에 비하면 1/10 수준입니다.)
※ 참고로 이 비용도 나중에 집주인에게 청구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.
5. [경고] 절대 바로 이사 가지 마세요!
가장 중요한 주의사항입니다. 신청 버튼 눌렀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.
- 결정문 송달 기간: 법원이 심사하고 집주인에게 결정문을 보내는 데 약 2주가 걸립니다.
- 등기 완료 확인 필수: 결정문이 송달되고, 부동산 등기부등본 '을구'에 내 이름(임차권자 OOO)이 올라간 것을 눈으로 확인한 뒤에 이사를 가거나 전입신고를 빼야 합니다.
- 그전에 주소를 빼면? 말짱 도루묵 됩니다. 절대 서두르지 마세요.
6. 마무리하며
등기부등본에 임차권등기가 설정되면 집주인은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 매우 어려워집니다. (새 세입자가 보호를 못 받기 때문입니다.)
그래서 보통 "임차권등기 신청했습니다"라는 문자만 보내도, 안 주던 돈을 부랴부랴 마련해서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. 내 소중한 보증금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, 두려워말고 직접 행사하시길 바랍니다.
다음 글에서는 자동차를 가진 분들이라면 1년에 두 번 꼭 내야 하는 세금, '자동차세 연납 신청으로 10% 할인받는 시기와 방법(위택스)'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. 1월에 신청 안 하면 쌩돈 나갑니다!